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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구단 버스기사 은퇴한 강영훈씨

“아버지, 고맙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 간 정규시즌 홈 마지막 경기. 경기 직전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60대 남성이 서울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홈플레이트에 있는 LG트윈스 유지현(49) 감독(당시 수석코치)을 향해 공을 힘껏 던지자, 2020시즌 LG 트윈스 최고참 선수인 박용택(41)씨가 나와서 그를 안았다.하나파워볼

강영훈(63)씨는 LG트윈스 구단 버스 기사다. 1989년 LG 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 시절부터 야구 선수들을 경기장으로 실어날랐다. 그 기간 거쳐 간 감독(대행 포함)만 13명이다. 강씨가 32년 만에 운전대를 내려놓게 되자, 구단은 2020년 정규 리그 마지막 홈경기에 그를 시구(始球)자로 정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10팀은 대부분 팀당 4명씩, 모두 40여 명의 버스 기사가 있다. 강씨는 이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물론 경력도 가장 길다. 각 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프로야구 버스 기사의 평균 재직 기간은 보통 15~20년 정도다. 그런데 그는 평균을 한참이나 넘긴 32년 동안 한 팀 버스만을 몰았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강씨를 만났다.

◇’아버지’라 불린 버스 기사

LG트윈스 선수들은 강씨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박용택씨는 “컨디션 안 좋을 때 쉬는 것을 권유하실 정도로 인생의 멘토 같은 편안한 분이라 선수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말했다. 1997년에 입단한 이병규(47) 코치도 “버스 기사시지만, 선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평소 자기관리도 철저하게 했기 때문에 32년간 한 직장에 계길 수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32년간 사고를 한 번도 안 냈나요.

“아뇨. 작은 사고는 3~4번 정도 났어요. ‘LG트윈스’라는 마크가 새겨진 버스를 보면 끼어드는 승용차가 꽤 많습니다. 쓸데없이 앞질러서 브레이크 밟거나, 깜빡이도 켜지 않고 들어오는 식이죠. 특히 자기가 응원하는 프로야구팀 스티커가 붙은 차량도 있어요. 우리 팀 선수들을 피곤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이겠죠. 그래도 그냥 양보할 수밖에 없어요. 구단 버스는 첫째도 둘째도 선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사고들은 모두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보도됐다면 팬들이 걱정 많이 했겠죠.”파워사다리

-어떻게 버스 기사가 됐나요.

“제 어릴 적, 1960년대 버스는 운전사 오른편에 차 엔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위에 엉덩이를 대고 올라가면 따뜻해서 참 기분이 좋았죠. 기사 아저씨들이 저에게 ‘너는 커서 뭐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버스 운전사요’라고 답했던 기억이 있어요. 20대 초중반에 저는 술 마시고 사람을 때리는 등 사고를 좀 쳤습니다. 제 부모님께서 저에게 ‘중장비 면허를 따서 돈을 벌어라’며 돈을 주셨어요. 그 돈으로 면허시험을 준비하라는 거죠. 그런데 제가 술 마시고 노는 데 돈을 쓰다 보니, 도저히 중장비 면허 학원비 등을 감당할 돈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중장비보다는 저렴하게 딸 수 있는 버스 면허를 따게 된 겁니다. 어릴 적 제 기억을 떠올려보면 직업에 대해서는 소원을 푼 거죠.”

-그래도 프로야구단 버스 기사가 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요.

“하루는 신문을 보는데, 자동차학원이 대형버스 운전면허 강사를 뽑는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곧바로 지원해서 자동차학원 강사가 됐습니다. 최대한 핸들을 덜 꺾고 버스 주차하는 방법 등을 연구해서 가르쳤어요. 또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방송중계차가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요, 그러자 정부가 방송중계차 기사들은 모두 대형버스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어요. 그렇게 수강생이 불어났고, 제가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났어요. 강원도 태백이나 속초, 경남 합천, 전북 군산 등에서도 저한테 배우려고 사람들이 왔어요. 한날은 제 친척 가운데 MBC 수송부에서 일하는 분이 계셨어요. 그분이 MBC 운전사가 돼 보지 않겠느냐고 권했죠. MBC 셔틀버스도 운전했고,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님 운전사도 했어요. 그러다가 1989년에는 MBC청룡 버스를 몰게됐습니다. 다음해 MBC청룡이 LG로 넘어가면서 LG트윈스 버스기사가 돼 32년을 하게 됐죠.””

-야구단 버스 기사의 매력은 뭔가요.

“중요한 경기나 LG그룹 행사에 버스를 운전해 갑니다. 그러면 돌아가신 구본무 LG그룹 회장님 같은 그룹 최고위 간부님들도 뵙는 기회가 있어요. 마중을 나가서 인사드리면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따뜻하게 한마디 해주십니다. 버스 기사님들 다 열심히 일하시지만, 야구단 버스 기사를 하면 자부심이 생깁니다. 화려함 같은 게 느껴지죠. 내가 모는 버스 안에 연봉 수십억원이 넘는 선수도 타잖아요. 그 자산이 어마어마합니다. 또 관중이 저를 알아봐 주는 것도 좋죠. 그러다 보니 공인(公人)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남들한테 손가락질받는 행동을 하지 않았어요. 어린 시절 사고를 친 뒤, 지금까지 물의 일으키지 않고 살아온 거 같아요. 32년 동안 돈을 보고 직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있었지만, 꾸준히 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는 이 직업이 좋았어요.”

-프로야구 기사로 살아남은 비결이 있다면.

“프로야구 버스 기사는 단순히 버스 기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늘 선수의 심기를 읽고 선수들을 위해 뭘 하나라도 더 해줄까 고민해야 합니다. 시합이 끝나 무거운 야구 장비를 차에 실어야 할 때면 제가 나서서 옮겼습니다. 사실 가방 싣는 것은 제 임무는 아니죠. 그런데 하루는 선수가 옷핀에 찔려서 피가 나는 것을 봤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만약 짐을 싣다가 다치더라도 선수가 아닌 제가 다치는 게 낫습니다. 저는 붕대를 감고 운전하면 되지만, 선수가 다치면 시합을 못 뛰잖아요.”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선 강영훈씨가 공을 던지는 모습.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선 강영훈씨가 공을 던지는 모습.

◇“우승하고 한턱내고 싶었는데”

강씨는 선수들이 경기하는 동안, 버스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본다. 각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들이 특정 선수에게 조언하면 그것을 받아 적는다. 경기가 끝나고, 버스에 올라타면 그에게 그 말을 전달해 준다. 그 때문에 제3의 코치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파워볼

-32년간 야구 선수들을 봤으니, 야구 많이 알겠네요.

“아뇨. 다만 현장에서 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건 있죠. 타격 코치님들께 건방진 얘기지만, 과거 두산 포수 양의지나, SK 포수 조인성 같은 선수 보면 투수에게 바깥쪽 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타자들은 당연히 타석에서 좀더 안으로 들어와서 타격하는 게 유리하죠. 그런데 일부 타자는 멀찍이 원래 자리에 서서, 상대 투수가 안쪽으로 들어오는 실투(失投)만 기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좀 더 타석 안쪽에 들어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어요. 또 어떤 선수는 주야장천 공을 당겨칩니다. 그럴 때면 선수들에게 ‘야 너는 몸쪽이 강하다고 상대 투수가 아는데, 몸쪽으로 던져주겠나. 밀어칠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나. 허구한 날 당겨치니까 안타가 안 나오잖아’라고요.”

-그러면 선수들은 뭐라고 하나요.

“웃으면서 그러죠. ‘아버지가 타격코치 하세요’라고요. 저는 그냥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조언해요. 그래도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늘 얘기합니다. 너희는 ‘프로’라고요. 같은 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은 동료도, 심하게 말하면 적이라고 합니다. 쟤를 이기고 넘어서야 네가 올라간다고요. 투수들에게는 그랬습니다. ‘평범하게 볼넷으로 내보내느니 차라리 맞춰서 내보내는 게 낫다’고요. 물론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그만큼 좀 치열하게, 야구가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덤비라고 했습니다. 라이벌 두산 선수들 보면 악착같이 하는 게 보이잖아요. 두산 오재원이나 롯데 손아섭 같은 선수 보면 눈매가 매섭잖아요. 그런데 냉정하게 말해 과거 우리 LG트윈스에는 그런 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배가 불러서, 배고픔을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죠. ‘도련님’들이 야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죠.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트레이드되거나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들이 버스에서 안 보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예전에 LG에 있다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된 일부 선수가 운동장에서 저를 만나면 이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아이고 아버지, 저 좀 다시 불러주세요’라고. 다시 LG로 오고 싶다고 팀에 말 좀 해달라는 거죠. 그러면 제가 ‘야 버스 기사인 내가 무슨 힘이 있냐. 있을 때 좀 잘하지’라고 해요. 또 1군 벤치에서 대기하다 대타로 나가 삼진 당하면 2군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군 가려고 짐 싸는 모습을 보이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대신 악착같이 하라고 말합니다. 남들이 10바퀴를 뛰면, 20바퀴를 뛰라고요.”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LG트윈스가 26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팔구회(八球會)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10구단 버스 기사 40여 명이 회원인데요, 8팀으로 프로야구가 운영되던 시절인 1990년대 만들어져서 팔구회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매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가려지고, 한 해 모든 행사가 끝나면 12월쯤 이 모임에서 회식하는데, 회식비를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한 구단이 냅니다. 그런데 LG는 한 번도 못 냈어요. LG가 마지막 우승한 게 1994년인데, 그때는 팔구회가 없었어요. 언젠가 우리도 우승해서 한턱 쏘겠지라고 했는데, 결국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은퇴하네요. 삼성이나 두산, SK가 거의 돌아가면서 냈죠. 우승도 돌아가며 해야 야구 발전이 있는데, 아쉽네요.”

◇원정팬에게 주먹맞아 안대쓰기도

1986년 10월22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 원정팀 해태타이거즈가 역전승을 거두자 흥분한 2000여 명의 대구 관중들은 해태타이거즈 구단 버스를 파손하며 불을 질렀다. 바로 며칠 전, 광주 해태팬의 삼성 선수 폭행으로 시비가 일었던 시절이다. 이처럼 구단 버스기사들은 자동차 사고 외에도, 일부 야구팬으로부터 폭행당할 수 있는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나요.

“1990년대 후반쯤인데요, 한 지방에 원정을 갔는데, LG가 이겼습니다. 그러자 상대팀 관중 몇 명이 우리 버스 밑으로 들어가고, 버스 백미러를 뒤로 제껴버렸습니다. 제가 백미러를 원위치 시키려고 했는데, 팬 한명이 저 눈을 정면으로 때리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소위 눈탱이가 반탱이가 돼서 안대를 찼습니다. 운전하는데 길이 이중으로 보이더라고요. LG가 잘 하던 시절, 상대팀 팬 가운데 한명은 하도 LG에게 진다면서 자기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직접 돼지머리와 떡을 갖고 왔습니다. 그것을 못하게 하려고 막았는데, 그 분이 가져온 박스 안에는 커다란 식칼을 들고, 쓰레기통을 치면서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생명 위협을 많이 느꼈죠.”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지난 1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강영훈씨, 강씨는 1년에 약 1만8000km를 운전해 LG트윈스 선수들을 실어날랐다.

-32년 동안 가장 안타깝던 기억이 있나요.

“2002년 11월에 있었던 한국시리즈입니다. 삼성라이온즈를 꺾고 우승을 할 줄 알았어요. 당시 6차전에서 8회까지 9대6으로 삼성에 앞서고 있었죠. 그때 저는 최종전인 7차전을 간다고 좋아라 하고 대구 시민운동장 바깥에 버스 시동을 켜놓고, 있었어요. 날이 너무 추워서 선수들이 버스에 들어오면 곧바로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죠. 그런데 9회에 삼성 이승엽·마해영 선수가 홈런을 치고 역전이 되면서 우승하지 못했어요. 볼·스트라이크 판정하던 심판에 대해 원망도 많이 했죠. 정말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그날 돌아오는 버스 안은 정말 침묵만 흘렀습니다. 당시 감독이던 김성근 감독님도 한말씀도 안하셨어요. 뒤늦게 들었는데, 저희가 묵던 숙소에서 그날 삼성이 축하연을 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이 맞다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꽤 나빴습니다.”

-요즘 프로야구선수들과 예전 선수들을 보면 느끼는 차이는 뭔가요.

“옛날 선수들에 비해 직업 의식이 좀 부족한 거 같습니다. 물론 프로는 ‘돈’이 중요하지만, 너무 돈에만 집착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매년 연봉 협상할 때를 보면, 자기실력에 비해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거죠. 저는 될 수 잇으면 연봉 갖고, 너무 싸우지 마라고 말해줍니다. 구단도 살림살이가 있는데, 자꾸 구단을 적으로 만들면 안된다고요. 적이 되면 ‘에이 이 친구는 연봉싸움만 한다’는 이미지가 심어집니다. 그러다보면 괜히 트레이드 되기도 하죠.”

-내가 한번 지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나요.

“훌륭한 지도자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월권이죠. 다만 꿈은 가질 수 있죠. 옛날 유럽에서는 트레이너가 감독했다고 하던데요, 많은 감독님을 보다 보면 ‘아, 나도 야구감독 해봤으면 좋겠다’ 하는 꿈은 있었죠.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그래도 언론이 가만히 있겠어요. 유명 선수가 아니라 프런트에서 일하는 사람이 감독 됐다고, 언론이 그렇게 비판하는데요. 운전사가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웃음)”ⓒ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스타그램 사진. [pixabay]
인스타그램 사진. [pixabay]

고영욱→최종훈→정준영→안희정.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을 받은 이들의 SNS 계정이 최근 잇따라 강제 비활성화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SNS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옳은 결정이란 측과 이미 사법부 판결로 죗값을 치렀기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안전한 플랫폼 최우선”

고영욱 인스타그램 캡처
고영욱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27일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 성폭행 등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가수 고영욱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연지 하루 만인 지난 13일 계정이 차단됐다. 집단 성폭행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인 최종훈과 정준영의 계정도 16일에 삭제됐고 23일엔 비서 성폭행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이 차단됐다.

정다정 인스타그램 이사는 “안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플랫폼 특성상 유저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위해가 된다고 보는 성범죄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자체적으로 모니터링도 하지만 이용자가 방대해 주로 신고를 받은 경우 검토를 해 삭제 조치한다”고 덧붙였다. 차단 기준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을 때부터 선제적으로 적용된다. 만약 항소심이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면 복원하는 식이다.


찬성 “이용자 안전” vs 반대 “국가 형벌권 넘어”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SNS 이용자들은 찬성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박모(29)씨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SNS를 통해 활개를 치고 다닌다면 소름이 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모(28)씨는 “성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SNS를 하면서 이미지 세탁을 할 수 있다. 결국 가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데 피해자만 숨어다녀야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혹시 모를 또 다른 잠재적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며 차단 정책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국가의 형벌권을 넘어 사회적 제재를 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계리 변호사(법무법인 서인)는 “성범죄자들은 왜 인스타그램을 하면 안 되냐. 이건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범죄를 저지른 순간 모든 자유가 박탈되는 건 아니다. 죄형 법정주의에 따라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았으면 된 것”이라며 “사회가 그 사람에게 또다시 사회적 제재를 가하는 건 지나친 조치”라고 비판했다.


美 연방대법원에선 “SNS 차단은 위헌”
한편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7년 6월 성범죄자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글을 쓰지 못하게 한 노스캐롤라이나 주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13세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2002년 유죄 판결을 받은 레스터 패킹엄은 당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체포되자 소송을 냈다. 당시 연방대법원 재판부는 “소셜미디어는 법으로 제한되기에는 매우 크고 중요한 사이버 공간”이라며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라도 그들이 개혁을 추구하고 합법적이고 보람 있는 삶을 추구한다면 이러한 수단들에 대한 합법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현 정부와 朴 정부 비교·풍자하며 ‘공개 사과’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하는 글이 게시돼 ‘베스트 게시물’에까지 오르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를 비교하면서 신랄하게 풍자하는 게 이 글의 주된 내용이다. 

27일 스누라이프에는 한 익명의 게시자가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 작성자는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전 검찰총장)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현 검찰총장) 찍어내는 걸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는 또 “미르, K스포츠(재단)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환매 중단 사태로 이어진 펀드 사기 사건들인) 옵티머스, 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를 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글쓴이는 “(‘비선실세’로 불린)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딸이 이화여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전 법무부 장관) 아들 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고도 적었다. 또,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다”고 했다.

글쓴이는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현 법무부 장관)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태블릿(PC)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 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다”고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서는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19로 난리 나고 독감 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의 모습. 연합뉴스

또, 글쓴이는 “서울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 짓 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윤창중(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에서 인턴을 성추행해 도망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오거돈(전 부산시장), 박원순(전 서울시장) (사건이)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고도 했다.

글쓴이는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이성윤(현 서울중앙지검장)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하다”며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글쓴이는 이 모든 문장 끝에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직무배제]추미애 장관 턱밑에서 검사들 잇단 반기
추미애 “불법사찰 당연시 검사들에 충격.. 각자 직무에 전념하라” 경고 메시지
검사들 “충언 외면한채 국민 호도”
전국 지검-지청 60곳 중 59곳 성명

“‘판사 불법 사찰’ 문건에 대해 당연시하는 태도에 충격을 받았고, 검찰개혁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7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를 철회해 달라는 일선 검사들을 향해 첫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은 전국 고검장과 검사장, 평검사들의 릴레이 비판 성명에 대해 “검찰 조직 수장의 갑작스러운 공백에 대한 상실감과 검찰 조직을 아끼는 마음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각자 직무에 전념하라”며 사실상 ‘경고’ 메시지까지 보냈다.

하지만 추 장관의 입장문 발표는 검찰 내부의 더 큰 반발을 불렀다. 추 장관이 지시한 윤 총장과 관련한 하명(下命)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은 “일선 검사들의 충정 어린 목소리에 귀 기울여 처분을 재고해 달라”며 추 장관을 비판했다. 추 장관의 손발 역할을 하는 검찰국 평검사 10여 명도 심재철 검찰국장과의 면담을 통해 장관 지시의 부당함을 성토했다.

○ 총장 사건 주임검사와 장관 보좌 검사도 반발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의 장모, 부인, 측근 관련 수사를 이끌고 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부장검사들이 주임검사로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부장검사들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단 공동 성명을 통해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직무 수행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및 적법 절차와 직결된 문제”라며 추 장관의 재고를 요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추 장관의 지시가 위법 부당하다는 데 만장일치로 인식을 같이했다. 더 직설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쓰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정제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들과 평검사들은 각각 “적법 절차 원칙과 법치주의에 중대하게 반한다” “장관 처분이 위법 부당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 230여 명의 검사 중 수뇌부인 이성윤 지검장과 1, 2, 3, 4차장검사를 제외한 절대 다수가 추 장관의 처분에 반기를 든 것이다.

추 장관의 핵심 참모인 심 국장 면전에서 처분의 부당성을 비판한 검찰국 소속 평검사 10여 명은 검사 임관 동기 가운데 선두권만 올 수 있는 엘리트들이다. 이들은 전날 사실상 ‘법무부 평검사 회의’를 열어 “윤 총장에 대한 처분과 대검 압수수색 과정에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장관 보좌기구인 보직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외부 입장 표명 대신 심 국장에게 “평검사들의 의견을 추 장관에게 꼭 전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전국 60곳 중 59곳서 평검사 성명 나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추 장관의 입장문이 공개되자 검찰 내부망은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꼴이 됐다. 일부 젊은 검사들은 공개 질의글과 댓글 등을 통해 추 장관을 비판했다. 임관 14년째인 A 검사는 “검찰 구성원들이 충언을 드렸음에도 장관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법무부 최고 수장이 검찰개혁 의미를 욕보이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7년 차인 B 검사는 “왜 수많은 검사들의 의견과 판단은 도외시하고 장관님 판단만을 계속 맞으니 받아들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직무에 전념해 달란 말은 장관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27일까지 대검찰청을 포함해 일선 지검 및 지청 60곳 중 부산서부지청을 제외한 59곳이 윤 총장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 철회 요구에 동참했다. 부산서부지청도 다음 주 집단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을 떠난 검사장급 이상 전직 검찰 고위간부 34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신중히 행사돼야 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발과 전대미문의 위법 부당한 조치가 검찰개혁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신동진 shine@donga.com·배석준·황성호 기자ⓒ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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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확진자 나와서 너무 불안한데…마스크 2개 쓰면 더 효과 있을까요?”

신종 코로나아비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바른 마스크 착용 방법, 교체 시기 등 마스크를 둘러싼 각종 궁금증을 정리했다.━① 마스크 2개 끼면 코로나19 예방에 더 좋을까요?

지난 9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9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재유행은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상 속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불안감이 높아진 시민들은 바이러스 차단율이 높은 보건용(KF) 마스크를 택하는 것으로 모자라 “마스크를 2개 써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직장인 A씨는 “주위에 마스크를 2개 낀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나도 지하철 탈 때 2개 끼려고 하는데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물론 여러 겹을 쓰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생활을 못한다”며 “KF 마스크 정도 쓰면 전혀 문제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은 KF94를 쓰고, 숨이 차시는 분들은 KF80 정도 쓰면 된다”며 “꾸준히 잘 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② 회사에서 마스크 잠시 벗는데 괜찮을까요?
━출근길 마스크를 잘 착용하다가, 회사에 도착하면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최모씨(25)는 “회사 내부에서 마스크 착용이 원칙인데, 나도 그렇고 벗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며 “화장실 이동할 때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꼭 쓰는데 혼자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일할 때는 벗을 때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마스크를 벗고 있을 때) 그때 감염이 된다. 공기 중 감염도 되고, 확진자가 마스크 안 쓰고 지나가면 그냥 그 바이러스 다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말할 때만 쓴다는 것은 비말이 더 많이 나오고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인데, (말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같이 있다면 당연히 감염될 수 있다”고 했다.━③ 마스크 며칠 동안 써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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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스크 교체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시민들은 각자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마스크를 교체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단체인 소비자 시민모임이 지난달 22~26일 20대 이상 남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사용 기간을 설문 조사한 결과, 매일 마스크를 새 것으로 바꿔 쓰는 소비자는 5명 중 1명(18.4%)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5.6%는 2일씩, 23.8%는 3일씩 마스크를 쓴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2~3일 정도 사용한다는 얘기다. ‘6일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11.6%에 달했다.

하지만 천 교수는 “8시간을 쓰는 경우는 당연히 하루만 쓰는 게 맞다”며 “30분 정도 짧게 썼다면 2~3일 쓸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교체 시기는 하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체 시기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마스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쓰지 않을 때) 잘 보관을 하고, 마스크를 만진 뒤 손을 꼭 닦아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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