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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앙 눈앞에 보다]

지난달 불에 완전히 타버려 잿빛 폐허로 변해버린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빌류이스키 숲. 화재 직전 울창했던 숲에선 더이상 생명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불에 완전히 타버려 잿빛 폐허로 변해버린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빌류이스키 숲. 화재 직전 울창했던 숲에선 더이상 생명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28일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외곽. 야쿠츠크에서 차로 한 시간 걸리는 빌류이스키(Viluyskiy) 숲은 가도 가도 끝 없는 초록빛 나무로 가득했다.동행복권파워볼

하지만 중앙일보 의뢰를 받아 현지를 취재한 촬영팀이 하늘에서 내려다본 속살은 달랐다. 방재 관계자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숲 상공에 들어서자 발아래 풍경이 또렷이 드러났다.

숲 곳곳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나왔고, 이미 불타버린 시커먼 폐허들이 나타났다.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가 뿜어내는 연기는 구름처럼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헬리콥터가 그 속으로 들어가자 위치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달 헬리콥터에 화재 진압용 장비를 싣고 있는 러시아 방재 관계자들. 이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불이 난 빌류이스키 숲으로 향했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헬리콥터에 화재 진압용 장비를 싣고 있는 러시아 방재 관계자들. 이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불이 난 빌류이스키 숲으로 향했다. 사진 sreda studio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나무에 붙은 불씨를 꺼트려도 불은 계속 살아났다. 대원들은 화재 확산을 막으려 쉼 없이 삽질을 하면서 기다란 도랑을 팠다.파워볼실시간

잿빛으로 변한 숲에서는 안개 같은 연기만 자욱하게 깔렸다. 몇 미터 차이로 화마를 피한 노란 잎 나무와 대비됐다. 빌류이스키 숲의 부관리자인 콜레소프 스뱌토슬라프는 “지난 5년간의 산불 발생 (추이와) 비교하면 지금 훨씬 많이 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비가 안 온 게 이유”라고 말했다.

인근 숲의 상황도 비슷했다. 빌류이스키 숲에서 차로 3시간 걸리는 곳에서도 붉은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땅에 묻혀있던 불씨는 계속 살아나 나무들을 위협했다. 잔불 정리와 화재 예방 차원에서 트랙터가 돌아다니며 흙을 갈아엎었다.


혹한 대신 폭염, 135년만에 ‘역대급’ 기온

지난 7월 러시아 시베리아 숲의 나무 사이로 붉은 화염과 하얀 연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러시아 시베리아 숲의 나무 사이로 붉은 화염과 하얀 연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혹한과 동토의 상징이었던 시베리아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이상 현상 때문이다.파워볼엔트리

러시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사하공화국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은 올여름 38도(6월 20일)까지 치솟았다. 1885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원래 이곳은 한겨울 기온이 영하 50도 밑으로 떨어지는 추위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정반대의 폭염이 나타났다.

여기뿐일까. 절절 끓는 여름 날씨는 시베리아 전역을 덮쳤다. 유럽연합(EU) 산하 과학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 19일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를 측정했더니 40도를 넘겨 붉게 표시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여름 평균 기온(15~18도)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19일 촬영한 러시아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 대부분 지역이 40도를 넘겨 새빨갛게 표시됐다.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베르호얀스크 기온은 다음날 역대 최고치인 38도까지 치솟았다. AP=연합뉴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6월19일 촬영한 러시아 시베리아 지표면 온도. 대부분 지역이 40도를 넘겨 새빨갛게 표시됐다.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베르호얀스크 기온은 다음날 역대 최고치인 38도까지 치솟았다. AP=연합뉴스

이상 기온 조짐이 나온 지는 오래됐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여름이 시작되는 6월 기온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3년간은 30년 평균치(1981~2010년)를 4도 이상 웃돌았다. 시베리아도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영구동토의 여름은 해가 갈수록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대급’ 날씨가 찾아오면 토양은 점점 말라간다. 시베리아 지역의 눈 덮인 면적 비율은 올 5월까지만 해도 90%대였지만 6월엔 ‘0’으로 급감했다. 지난 30년간(1981~2010년)은 최소 10% 안팎이었다. 토양 1㎥에 함유된 수분량은 6월 들어 0.26㎥ 아래로 떨어졌다. 평년엔 0.3㎥ 이상 유지하면서 기울기가 완만하게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영구동토가 사라지는 대신 기온이 높고 땅이 바싹 마르는 고온건조한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선임 과학자 마크 패링턴은 “높은 온도와 건조한 지표면은 화재가 넓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속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늘 위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러시아 사하공화국 빌류이스키 숲. 화마가 한번 휩쓸고 간 곳은 주변과 달리 검은색으로 변했다. 적지 않은 면적이 폐허가 됐다. 사진 sreda studio
지난달 하늘 위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러시아 사하공화국 빌류이스키 숲. 화마가 한번 휩쓸고 간 곳은 주변과 달리 검은색으로 변했다. 적지 않은 면적이 폐허가 됐다. 사진 sreda studio



고온건조한 숲 ‘화약고’ 변신, 남한 1.4배 잿더미
결국 숲은 버티질 못했다. 시베리아 지역은 항상 화재가 나곤 했지만, 올해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올 들어 러시아 국토 22만㎢(8월 기준)가 불에 타버렸다. 이 중 14만㎢는 숲이다. 남한 면적의 1.4배에 달한다. 그린피스는 “불이 나도 대부분은 진화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 러시아 당국이 (소방 인력 투입 등의)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의 광활한 삼림은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준다.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숲이 불타면 반대로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약고’가 된다. CNN은 지난 6~8월 러시아 동부 지역의 화재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량만 540Mt(메가톤)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7월 30일~8월 6일 일별로 촬영한 위성 사진. 시베리아 숲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연기는 마치 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사진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7월 30일~8월 6일 일별로 촬영한 위성 사진. 시베리아 숲 화재로 발생한 대규모 연기는 마치 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웠다. 사진 NASA

불타는 숲에서 나오는 연기가 마치 구름처럼 시베리아의 하늘을 뿌옇게 덮어버렸다. 꺼진 듯 보이는 불씨는 땅속 깊이 자취를 감췄다 ‘좀비’처럼 자꾸 살아난다. 더 많은 화재, 더 많은 연기가 발생할수록 시베리아는 뜨거워지고, 지구 온난화는 빨라진다. 기온 상승→영구동토 해빙→대형 재난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멜니코프 동토연구소 연구부소장인 페도로프 알렉산더 니콜라이비치는 “시베리아 숲에 화재가 발생하면 영구 동토층의 붕괴를 빠르게 가져오게 된다. 또한 영구 동토의 붕괴는 세계 최대 동토 도시 중 하나인 야쿠츠크에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화재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베리아의 숲에선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땅 속 불길이 끊임없이 살아나 나무를 태웠다. 사진 sreda studio
시베리아의 숲에선 화재 진압에도 불구하고 땅 속 불길이 끊임없이 살아나 나무를 태웠다. 사진 sreda studio



이상고온, 미세먼지…한국도 위기 영향권
멀어 보이는 시베리아의 재앙은 결국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종성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시베리아의 온도 변화는 한국 기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발(發)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적극적 개입이 중요하다. 한국도 비슷한 산불 문제가 곧 대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 교수는 “중국ㆍ러시아 접경인 남동 시베리아에서 불이 많이 나는데 중앙 정부가 멀리 있는 러시아 측은 방치하는 편이다. 러시아 정부가 비용을 따지지 말고 화재 관리에 나서야 하고, 전 지구적인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 교수는 “한국 역시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 문제가 커질 것이다.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오긴 하지만, 앞으로 집중호우가 늘고 건조한 날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땅이 마르게 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김지혜 리서처·이수민 인턴 sakehoon@joongang.co.kr

※불타고 있는 시베리아 숲을 하늘과 땅에서 찍은 실감형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스마트폰으로 QR코드에 접속하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주소창에 (https://youtu.be/LCzj-GBL6Qk)를 입력하세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아내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을 최근 형사 6부에 재배당하면서 동시에 반부패수사 1·2부(옛 특수 1·2부)에도 사건 검토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여권이 일제히 ‘윤석열 수사’ 사인을 보내자,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특수부’까지 동원해 ‘윤석열 찍어내기’ 수사를 벼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총장의 측근을 겨냥했던 ‘채널A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정부·여당, 친여(親與) 매체의 ‘지원’ 속에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수사란 점에서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이성윤, 尹 총장 겨냥 수사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형사1부에 있던 윤 총장 처가 고소·고발 사건을 지난 8일 형사 6부에 재배당했다. ‘윤석열 본격 수사’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면서 반부패수사 2부에도 사건 검토를 맡겼다고 한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부서 정용환 부장과 검사들은 “특수부가 다룰 만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인사들은 “정용환 부장은 친정권 성향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최측근인데, 그런 사람마저 이 사건 검토를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사건 검토를 반부패수사 1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준철 반부패수사 1부장은 ‘채널A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반부패수사 1부에 재재배당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들이 강제 수사 포인트를 잘 잡기 때문에 특수부에 사건 검토를 맡겼을 것”이라며 “겉으론 형사부에 수사를 맡기고 뒤로는 특수부 화력을 동원하는 이성윤 지검장의 양두구육식 수사”라고 했다.

◇결론난 사건 재·삼탕 수사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윤 총장 처가 고소·고발 사건은 3가지다. 먼저 윤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스포츠센터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한 과정에서 지인 정모씨와 다툼을 벌인 사건이다. 최씨는 수익 배분 문제를 두고 정씨를 강요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정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씨는 2010년 최씨가 자기를 무고(誣告)했다며 서울동부지검에 최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되레 본인이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사가 직전까지 이성윤 지검장 핵심 참모로 있었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다. 이런 정씨가 올 2월 최씨를 무고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또 고소한 것이 이번 수사의 계기였다.

두 번째 사건은 윤 총장 아내 김모씨의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다. 친여 매체들은 김씨가 이를 통해 거액을 벌었을 것이란 의혹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 회사 주가 조작 의혹을 자체 조사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은 최씨가 2013년 파주의 한 불법 요양병원의 공동 이사로 참여해 부당 이득을 봤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도 검찰이 수사했지만, 최씨는 병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부 문건이 나와 처벌을 받지 않았다. 주가 조작 및 요양병원 의혹 모두 지난 4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등이 고발한 사건이다. 최 대표가 2017년 5월 “윤석열의 삶이 어디 한 자락이라도 권력을 좇아 양심을 파는 것이었더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릴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수사라인 특정고 출신으로 채워져

윤 총장 처가 관련 사건은 과거 검찰 수사 등을 통해 결론이 난 ‘재탕 사건’이고, 관련 고소·고발도 올 초에 접수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런 사건을 현 시점에 다시 수사하는 건 최근 정부·여당과 친여 매체의 ‘윤석열 수사’ 요구에 화답하는 수사란 관측이 검찰 주변에서 나온다. 친여 매체들이 최근 윤 총장 처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 보도를 하자, 민주당은 지난 20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발표했다. 추미애 장관도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 “성역 없는 수사를 하라”고 했다.

이 수사의 핵심 주체가 특정 고교 출신이란 점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박순배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장은 순천고 출신이다. 사건 검토를 맡은 전준철 반부패수사 1부장과 최모 부부장, 전국 검찰청의 특수 사건을 총괄하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순천고 출신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때리기에 앞장섰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순천고 출신”이라며 “여권과 친정권 검사들이 합세해 노골적으로 윤석열 찍어내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경찰, 22일 베트남 호찌민서 운영자 검거
30대 남성..베트남 공안, 이례적 적극 협조
“피해자 극단선택 등 사안 중대성 고려해”
운영자 “동유럽 서버에 암호화..안전하다”
인터폴 국제공조수사 통해 은신처 파악
방심위, 24일 ‘사이트 차단 여부’ 재논의

[서울=뉴시스]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사진 =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시스]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사진 =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경찰이 자신을 절대 잡을 수 없다고 자신만만했던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경찰의 추적 끝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베트남 호찌민의 한 은신처에서 이 운영자를 추적 20여일 만에 검거했는데,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가 억울함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베트남 공안부가 적극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지난 22일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6시)께 베트남 호찌민에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A씨가 해외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수사관서가 지난달 31일 경찰청 외사수사과에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이후 20여일 만이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 및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아동 성착취물 판매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 등 성범죄자에 대한 국내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범죄자들의 신상정보 직접 공개를 통해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초 디지털교도소를 개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무리 범죄자라고 해도 국가 사법기관이 아닌 개인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도 되는 것이냐’,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를 검거하고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 등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공지를 통해 “본 웹사이트는 동유럽권에 위치한 서버에서 강력히 암호화 돼 운영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100% 보장되니 마음껏 댓글과 게시글을 작성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사진 =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시스]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사진 =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디지털교도소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던 A씨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파악하고 캄보디아 인터폴과의 국제공조수사를 개시했으며, 이후 A씨가 지난해 5월 다시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베트남 공안부에 A씨 검거를 요청하는 동시에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 받았다.

한국 경찰의 요청에 따라 베트남 공안부는 ‘외국인 전담 추적팀’ 등을 호찌민에 급파하고, 주호찌민 대사관의 경찰주재관도 베트남 공안부 수사팀과 정보를 공유하며 수사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베트남 공안부 수사팀은 호찌민에 위치한 A씨의 은신처를 파악,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찰은 국내 수사팀의 자료와 비교한 뒤 최종적으로 A씨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고, 베트남 공안은 지난 22일 현지에서 귀가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를 인터폴과의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추적 20여일 만에 신속히 검거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인터폴을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국외 도피사범의 추적 및 검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교도소의 일방적인 개인정보 공개로 죄 없는 피해자들이 나오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한때 ‘사이트 폐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최근 “전체 사이트 폐쇄는 과잉 규제”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방심위는 지난 14일 디지털교도소를 폐쇄하는 대신 불법 혹은 허위로 판정된 17건의 정보만 개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소위 위원 5명 중 2명은 사이트 폐쇄가 필요하다고 봤지만, 나머지 3명은 이를 과잉 규제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적으로 접속이 차단됐던 디지털교도소는 현재 정상 운영 중이다. 디지털교도소 관련 사안을 긴급 재상정한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이날 사이트 접속 차단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설승은 기자 =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의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북측은 이 공무원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는 지난 21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월북을 목적으로 해상에 표류하다 실종됐다.

당국은 A씨가 원거리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차원에서 북측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서해 지키는 해군 고속정 (연평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2020.7.1 ondol@yna.co.kr
서해 지키는 해군 고속정 (연평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2020.7.1 ondol@yna.co.kr

hanjh@yna.co.kr

숱한 위기 버틴 日 노포(老鋪)
코로나 위기에선 속수무책
500개 점포 폐점 통계도
“정부 늑장 대응이 화 키워”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 오사카의 복어 요리 전문점 ‘즈보라야(づぼらや)’가 지난 15일 100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2개 점포의 문을 닫은 것이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오사카 구시가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식당의 복어 모양 풍선 간판이 철거되는 장면을 생생히 전했다. 이 식당은 지난 4월 7일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날 이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였다.

일본 오사카의 복어 요리 전문점 ‘즈보라야(づぼらや)’의 명물 복어 풍선 간판이 지난 3일 새벽 철거되고 있다. [NHK 뉴스 캡처]
일본 오사카의 복어 요리 전문점 ‘즈보라야(づぼらや)’의 명물 복어 풍선 간판이 지난 3일 새벽 철거되고 있다. [NHK 뉴스 캡처]

1868년 창업한 도쿄 도시락 전문점 ‘고비키초 벤마쓰(木挽町辨松)’도 코로나19의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지난 4월 폐업했다. 1885년 창업한 야마가타현의 장아치 전문점 ‘마루하치 야타라츠케(丸八やたら漬)’, 1936년 창업한 도쿄의 교자 전문점 ‘스위토포즈(スヰートポーヅ)’도 비슷한 이유로 장사를 접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이상 숱한 위기를 거치며 살아남은 가게들조차 코로나19 여파 앞에선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불황이 깊다는 의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요식업계에선 아베 정부의 정책적 무능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빚어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 상공 리서치가 집계한 지난 2월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기업형 점포의 ‘코로나 도산’ 건수는 500건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요식업이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업이 54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음식점 도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13.2%가 늘었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정책 목표를 고용 유지에 맞춰온 아베 정부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앞에서 우왕좌왕하던 정부의 모습이 요식업계 관련 정책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됐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인 지난 4월 11일 밤 도쿄의 유흥업소 밀집 지역인 신주쿠 가부키초 거리.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한 뒤인 지난 4월 11일 밤 도쿄의 유흥업소 밀집 지역인 신주쿠 가부키초 거리. [AFP=연합뉴스]


임대료 지원 정책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7일 도쿄 등에서 선언된 긴급사태 이후 점포 임대료 같은 고정비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논의가 시작됐지만 실제 지급이 이뤄진 건 지난달 4일이었다. 극심한 매출 하락에 시달리는 점포들 입장에선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긴급사태 선언 직후 휴업에 나선 상당수 점포가 다시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이유다. 다양한 드라마 배경으로 유명한 도쿄 진보초(神保町)의 이자카야 ‘요노스케(酔の助)’의 경우 4월 한때 하루 매상이 3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뒤 긴급사태 선언 다음 날부터 휴업에 들어갔지만 고정비를 버티지 못해 지난 5월 28일 폐업을 결정했다. “사업자에게 6개월간 임대료를 지불하겠다”고 한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이 공수표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재계 목소리를 인용해 아베 정부의 이 같은 더딘 대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 간부는 “중소기업의 경영자가 무엇을 곤란해하는지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했고,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산업성이 기능부전(機能不全)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경산성은 요식업 소비 캠페인의 민간 위탁비를 과다 측정하는 바람에 최근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원래 지난 7월 시작돼야 하던 사업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경산성 내에서 ‘임대료 정책 관련 건이므로 국토교통성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변명이 나오는 점도 문제”라며 “3차 추경을 앞둔 상황에서 실책이 반복되면 일본 경제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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