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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정부 예산은 약 556조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문제는 쓸 돈은 늘어난 반면에 경제가 위축됐기 때문에 세금 수입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나랏빚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인데 국가 채무가 94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홀짝게임

계속해서 화강윤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에는 사상 최대인 약 90조 원의 적자 국채를 찍어낼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38.1%였던 국내총생산,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 46.7%로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런 추세라면 2022년에는 50%를 넘고 2024년에는 60%에 근접할 전망입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 지금과 같은 방역·경제 전시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

전례 없는 위기상황인 만큼 나라 빚과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는 고육책이지만, 빚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박정수/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 중기계획에서 이미 국가채무 수준을 완벽하게 점프 업 한(뛰어 오른) 추세선을 가지고 가겠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 대외 개방 수준이 높은 수출 중심 국가인 만큼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국가채무비율이 높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겁니다.

[홍우형/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기축통화면 사실은 부채가 좀 많아도 좀 견딜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그걸 할 수가 없어요. ‘달러로 줘’라고 하면 아무리 돈을 찍어내도 (원화 가치만 하락합니다.)]

국가채무비율이 2023년까지 46%를 넘어가면 국가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재정건전성을 지키면서 복지 수준을 높여가려면 보편적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직접적인 논의는 아직 없습니다.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적절한 국가채무비율을 미리 정해놓는 ‘재정준칙’의 필요성도 커졌지만 정부는 준칙의 유연성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김종태) 

▶ “위기 극복” 적자 감수하고 내년 나랏돈 556조 푼다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960065 ]

화강윤 기자hwaky@sbs.co.kr

구독자와 조회수 늘리기 위해 불법인줄 알면서도 영상 촬영
‘콘텐츠 삭제 가이드라인’ 모호, 유해한 영상들 감시망 벗어나
유튜브 관계자 “기준 광범위 세부적인 내용까지 반영 못해”

지난달 21일 유튜브 채널 ‘류정란’에 올라온 영상에서 서울에 있는 영화관을 방문한 류정란과 친구 3명이 영업이 끝난 상영관에 몰래 침입해 좌석에 드러
누운 채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음식을 주문한 유튜버 ‘송대익’이 “배달 온 치킨을 베어 문 자국이 있고,
피자는 두 조각이 없다”며 점주와 통화하는 모습. 해당 영상은 모두 가짜임이 드러났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21일 유튜브 채널 ‘류정란’에 올라온 영상에서 서울에 있는 영화관을 방문한 류정란과 친구 3명이 영업이 끝난 상영관에 몰래 침입해 좌석에 드러 누운 채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음식을 주문한 유튜버 ‘송대익’이 “배달 온 치킨을 베어 문 자국이 있고, 피자는 두 조각이 없다”며 점주와 통화하는 모습. 해당 영상은 모두 가짜임이 드러났다. 유튜브 캡처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류정란’은 지난달 17일 밤 친구 3명과 서울의 A영화관에 몰래 들어간 영상을 21일 그의 채널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류정란과 친구들은 영업이 끝나 아무도 없는 상영관 여러 곳에 몰래 들어가 좌석에 눕고 가운뎃손가락을 올려 보이기도 했다. 상영관 ‘투어’를 끝낸 이들은 음식 조리시설에까지 몰래 들어갔고, 매점의 음료를 무단 취식했다. 영상 촬영 내내 이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17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파워사다리

류정란은 영화관 영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영상을 삭제하고 24일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 영상에서 영화관 이름을 직접 언급해 영화관은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A영화관 관계자는 “수사 중인 경찰에 폐쇄회로(CC)TV 화면 제공 등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극복이 국민적 과제가 된 와중에도 일부 유튜버가 도를 넘은 자극적 콘텐츠를 올려 지탄을 받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의 선정성과 폭력성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왔지만 방역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 또는 범죄에 해당하는 콘텐츠까지 올리는 수준에 달하자 대중은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조차 사라졌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콘텐츠는 있지 않은 일을 진짜처럼 꾸며서 만드는 ‘주작’(조작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온라인 용어) 영상이다. 6월 당시 135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버 ‘송대익’은 B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시킨 음식을 배달원이 훔쳐 먹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가 주작임이 발각됐다. 영상에서 튀김 껍질을 베어 문 듯한 치킨, 6조각 중 2조각이 사라진 피자 등을 보여주고, 점주와 통화하는 장면까지 내보냈지만 모두 가짜였다. 상호명에 모자이크 처리를 했는데도 식별이 가능해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업체는 지난달 송대익을 경찰에 고소했다.

4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야생마’도 7월 C브랜드의 전기차를 리뷰하던 중 배터리가 갑작스럽게 방전돼 레커 업체를 부르는 콘텐츠를 올렸으나 레커 업체를 광고해주기 위한 ‘주작 영상’임이 드러났다. 그는 사과 영상에서 “해당 자동차 브랜드에 피해를 입혔다. 제가 경험한 것처럼 모방한 것과, 영상을 통해 지인 업체를 홍보한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근 유튜버 시장이 레드오션이 되면서 구독자와 조회수 늘리기에 혈안이 된 유튜버들이 더욱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에서는 구독자와 조회수가 곧 돈이다. 사람들의 호기심과 욕망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에 결국 수익을 위해 유튜버들은 수위를 높여가며 선정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어 “자신이 다루는 콘텐츠가 타인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자각할 수 있도록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문해력 교육, 나아가 인권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법상 유튜브의 유해한 정보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유튜버와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라 △스팸 및 현혹 행위 △민감한 콘텐츠(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 등)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규제 상품(총기류 등)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삭제하지만 기준이 모호해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유튜브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을 반영할 수 없어 가이드라인이 광범위한 것은 맞다”면서도 “알고리즘과 인력으로 가이드라인에 저촉되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소비자의 신고가 들어온 콘텐츠에 대해 담당 팀이 확인하고 삭제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기재부 2021년도 예산안서 총지출 8.5% 늘려
2024년까지는 확장 이어가..연평균 5.7% 증가
文 첫해 국가 채무 728.8조→2024년 1327조로
“빚 증가 속도 너무 빨라..건전성 짐 떠넘긴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31.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31.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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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정부가 내년에도 확장 재정을 펼친다. 예산 증가율이 3년 연속 8%를 넘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세수 감소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202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오는 2021년 재정 지출(총지출)액은 555조8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 대비 8.5% 늘어난 규모다. 2018년 7.1%였던 총지출액 증가율은 2019년 9.5%로 오른 뒤 2020년 9.1%, 2021년 8.5% 등 3년 연속 8~9%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재정 수입(총수입) 여건은 좋지 않다. 2021년 총수입액 예상치는 483조원으로 2020년(본예산)보다 2조원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경제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2018~2021년 총지출액 증가율-총수입액 증가율 간 격차는 0.8%→마이너스(-) 3.0%→-7.9%→-8.2%로 점차 벌어진다.

이런 확장 재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된다. ‘2020~2024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에 따르면 총지출액은 2022년 589조1000억원, 2023년 615조7000억원, 2024년 640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증가율은 6.0%, 4.5%, 4.0%이다. 8.5%가 늘어나는 2021년을 포함해 연평균 증가율을 구하면 5.7%가 된다.

반면 이 기간 총수입액 연평균 증가율은 3.5%에 그친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총수입액에서 총지출액과 4대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를 뺀 것) 적자 비율은 5%대 후반으로 커진다. 2020년 본예산 기준 805조2000억원이었던 국가 채무도 2021년 945조원으로 1년 만에 140조원 급증한다.


국가 채무는 2011년(420조5000억원) 400조원을 처음 넘겼다. 3년 만인 2014년(533조2000억원) 500조원을, 2년 뒤인 2016년(626조9000억원) 600억원을, 다시 3년 뒤인 2019년(728조8000억원) 700조원을 초과했다. 이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앞자리가 바뀐다. 2024년에는 1327조원까지 불어난다.

정부의 이런 계획대로라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20년 본예산 기준 39.8%에서 2024년 58.3%가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36.0%였던 국가 채무 비율이 8년 새 22.3%p 높아지는 셈이다. 학계 등지에서 “나랏빚 증가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재정 운용 계획을 보면 2021년 이후 국가 채무 비율은 매년 3~4%p씩 오른다”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재정을 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 이후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가 채무 비율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평가했다.

양준석 교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부터 총지출액 증가율이 4%로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이는 총지출 조절 의무를 다음 정부에 떠넘긴 것”이라면서 “차기 집권 정부는 어떤 위기를 마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무거운 짐까지 떠맡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3년을 내리 팽창하는 확장 재정을 펼치고 난 2024년에는 국가 채무 비율이 60%에 육박한다. (비금융 공기업 부채를 포함해 측정하는) 광의의 국가 부채(D3)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부채 비율이 너무 급속도로 높아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1. ppkjm@newsis.com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지키고, 총지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각오다. 우선 공무원 보수에 칼을 댄다. 2021년 공무원 급여는 올해(2.8%)보다 1.9%p 낮은 0.9%만큼만 올리기로 했다. 고위 공무원단 급여는 동결한다.

유사·중복·저성과·집행 부진 사업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구조조정한다. 관행적인 출연·보조 사업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각종 비과세·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탈루 소득 과세를 강화해 수입 기반을 마련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정부는 국가 채무 비율 등이 나빠지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출해 재정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최근 재정 건전성이 약화한 측면이 있어 ‘재정 준칙’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합천창녕보에 무슨 일이

지난달 9일 폭우 때 붕괴됐던 경남 창녕의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이 복구돼 지난주 파란색 비닐막이 덮여 있다. 멀리 보이는 다리가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공도교다. 다리 아래 일부 구간에 보가 설치돼 있다. 제방 붕괴 때는 강의 둔치까지 모두 물에 잠겼었다. 제방 아래에 3개의 배수구가 보이는데 배수구와 제방 사이로 물이 스며든 것이 제방 붕괴의 원인이 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창녕=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9일 폭우 때 붕괴됐던 경남 창녕의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이 복구돼 지난주 파란색 비닐막이 덮여 있다. 멀리 보이는 다리가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공도교다. 다리 아래 일부 구간에 보가 설치돼 있다. 제방 붕괴 때는 강의 둔치까지 모두 물에 잠겼었다. 제방 아래에 3개의 배수구가 보이는데 배수구와 제방 사이로 물이 스며든 것이 제방 붕괴의 원인이 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창녕=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창녕·하동=구자룡 논설위원
창녕·하동=구자룡 논설위원

“4대강 보가 물길을 막아 강의 수위와 수압을 높여 상류 제방을 붕괴시키고 홍수 피해를 키웠다.”

지난달 9일 경남 합천창녕보 상류 250m 지점 낙동강 제방이 무너져 뭉텅 잘린 곳으로 누런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오자 여당과 환경단체, 그리고 일부 학자가 이런 주장을 폈다. 보가 수질을 악화시킨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그들이 이번에는 보가 홍수를 유발하고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까지 추가한 것이다. 보는 둔치보다 낮은 높이로 설치돼 평소에는 물이 넘쳐흘러 ‘수중보’로도 불리는 작은 구조물이다. 표적이 된 합천창녕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가뭄 대비 보에 ‘홍수 책임’ 덤터기

경남 하동의 섬진강(오른쪽)으로 지류인 화개천이 직각을 이루며 합류하고 있다. 사진 위쪽이 하류 방향이다. 지난달 집중호우에 섬진강으로 화개천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역류하면서 합류 지점에 있는 화개장터(삼각형 실선 부분)가 지붕까지 침수됐다. 하동=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경남 하동의 섬진강(오른쪽)으로 지류인 화개천이 직각을 이루며 합류하고 있다. 사진 위쪽이 하류 방향이다. 지난달 집중호우에 섬진강으로 화개천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역류하면서 합류 지점에 있는 화개장터(삼각형 실선 부분)가 지붕까지 침수됐다. 하동=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26일 필자가 합천창녕보를 찾았을 때 보 상류 좌안(물 흐르는 방향 기준) 창녕군 이방면의 제방 30m가량이 무너진 현장은 흙과 자갈을 메워 파란색 포장을 덮고 모래주머니로 눌려 있었다.

무너진 제방은 강 안쪽 둔치에 ‘우산 2 배수문’이 있고 배수문에서 제방 반대편 농지까지는 바닥으로 콘크리트 암거 배수구가 연결돼 있는 곳이었다. 현장 취재에 동행한 신현석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암거 배수구와 제방 사이는 흙과 콘크리트로 재료가 달라 물이 스며들면서 제방 붕괴로 이어진 것”이라며 “토목학에서 ‘재료 분리’로 부르는 현상이 붕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제방 바닥에는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배수구 3개가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 때 붕괴된 낙동강의 함안군 백산제와 합천군의 광암제, 가현제 등 3개 제방도 모두 배수장이 있던 부위가 뚫렸다.

이번에 붕괴된 제방은 2004년 완공됐으며 폭 약 2.5m로, 위에는 자전거 전용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 있다. 배수문이 없는 곳은 멀쩡했다. 방송 화면만 보고 ‘수압붕괴설’을 주장했던 일부 토목 전문가는 현장에 와 보고 바로 ‘재료 분리’를 인정했다고 한다.

수위 수량 수압 영향 미미한 보

합천창녕보는 낙동강 양쪽의 창녕군 이방면과 합천군 청덕면을 잇는 675m 길이의 공도교(橋) 아래에 설치됐다. 보 전체 길이 328m 중 110m(33.5%)는 고정 구조물(고정보)이고 나머지는 열고 닫는 수문이 있는 가동보다. 평소에는 가동보도 막아 농업용수 등으로 쓰고 5000kW의 수력발전기도 돌린다. 남는 물은 10.5m(이하 해발) 높이의 보 위를 넘어 흘러간다.

보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제방이 붕괴된 지난달 9일 오전 4시경 강물 수위는 17.6m였다. 보 월류 수위 10.5m보다 7.1m 높았고 계획 홍수위(홍수 관리를 위해 상한으로 정한 수위)보다 1m, 제방 높이 21.8m보다는 4.2m 낮았다. 강물이 차고 넘쳐 둑이 무너진 것이 아니었다.

평시에 보가 물을 막아 상류 100∼200m 구간의 수위가 높아지는 현상을 ‘배수(背水·back water) 효과’라고 하는데 그 높이는 10∼20cm다. 보를 몇 m 이상 훌쩍 넘겨 강물이 흘러넘치는 홍수 때는 의미가 없고 그때는 가동보도 열린다.

보 때문에 수압이 높아졌다면 보의 위와 아래의 수위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방 붕괴 2시간 후쯤 측정된 합천창녕보의 상하류 수위 차는 0.18m였다. 비슷한 시간에 측정된 낙동강 전체의 8개 보 중 가장 작았다. 그뿐만 아니라 수위 차가 가장 컸던 구미보(3.99m)나 상주보(3.54m) 등에서도 제방 붕괴가 없었다. 통상 1m 이내의 수위 차는 강 상하류의 자연 수위로 간주된다.

당시 수량은 어떨까. 평상시 보를 막아놓을 때 위로 넘쳐흐르는 물의 양은 합천창녕보가 초당 약 150m³로 계획 홍수위까지 물이 찼을 때의 양 1만7000m³에 비하면 113분의 1이다. 창녕함안보는 그 비율이 110분의 1로 대부분의 보가 비슷하다. 그런 데다 집중호우 등으로 물이 불어나면 가동보는 모두 개방된다. 고정보가 있는 구간은 가동보 구간의 유속이 빨라져 흘러 내려가는 수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홍수로 강에 물이 가득 찰 때는 보 구조물 부분이 전체 수량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미미한지 보여준다.

교각-보 모두 홍수위 고려한 시설

동아일보 취재에 동행한 부산대 토목공학과 신현석 교수가 지난달 26일 합천창녕보 상류의 제방 붕괴 지점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에 동행한 부산대 토목공학과 신현석 교수가 지난달 26일 합천창녕보 상류의 제방 붕괴 지점을 살펴보고 있다.

“홍수 때 물 흐름을 빠르게 하려고 강변의 나무 한 그루도 베어내는데 강 일부를 가로지르는 고정보가 물길을 막는 것은 분명하다.” 일부 환경단체 등의 ‘보 홍수 책임론’의 주장에서 등장하는 비유다.

고정보가 물의 흐름을 막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보는 가뭄에 대비하고 농업용수, 수변시설 등을 위한 이수(利水) 목적으로 건설하면서도 홍수 때 물길을 막는 것을 보정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보를 설치하기 전에 강물이 흐르는 수직 단면을 뜻하는 ‘통수(通水) 단면’을 넓혀 보로 인해 줄어드는 단면을 보완한다”며 “이를 통해 ‘계획 홍수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바닥을 준설해 보 높이를 낮추거나 둔치를 깎거나 강변을 넓히기도 한다”며 “이 같은 처방은 교각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강이나 하천에 구조물을 세울 때 얼마나 ‘통수 단면’을 보정해야 하는지는 토목공학에서는 기초 상식이라는 것이다.

4대강 16개 보 중 죽산보(1cm)와 낙단보(9cm)는 보 설치 후 홍수위가 약간 올랐고 나머지는 같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합천창녕보는 보 건설 이후 홍수위가 76cm 낮아졌다.

신 교수는 “보의 이수 효과나 ‘통수 단면’ 보정 등은 무시한 채 단지 물길을 막는다며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교각이 물 흐름을 막으니 다리를 철거해야 한다는 논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보 때문에 수압이 높아져 합천창녕보 상류의 제방이 무너졌다는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하고 보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주장인지를 현장은 말해준다.

여기에 보가 홍수 막는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을 하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심리가 보에 대한 엉뚱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이 무너진 다음 날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평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한 전문가는 “대통령의 지시는 가뭄 막는 시설에 홍수 조절 효과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댐-지형 관리 중요성 일깨운 호우

역대 최장 장마에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이번 홍수에서 정작 긴요한 댐 관리의 중요성은 소홀히 했다. 섬진강댐과 합천댐 하류에서 피해가 컸던 것은 많은 비가 예보되었는데도 댐 물을 빼지 않고 있다가 정작 집중호우가 내릴 때 많은 물을 방류한 것이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낙동강 지천 황강 범람의 원인이 된 합천댐의 경우 2015년 7월 저수율이 45.9%였으나 올해 7월에는 84.4%였다. 댐 관리가 환경부로 넘어온 뒤 갈수기에 녹조를 막으려고 물을 너무 많이 가둬 놓은 것은 아니었는지 등 댐 저수율 관리 부실은 앞으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이번 홍수는 강의 본류와 지천이 직각으로 만나는 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이 특징이었다. 지난주 찾아간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장터는 지붕까지 물에 잠겼다가 빠진 뒤 보름이 지났지만 문을 연 가게는 거의 없었다. 한두 곳 문을 연 식당 벽에는 천장 근처까지 물이 찼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곳에 큰 홍수 피해가 난 것은 집중호우, 섬진강댐 수위 조절 문제도 있었지만 지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철 호남대 교수는 “섬진강 본류와 지천인 화개천이 직각으로 만나는데 수량이 많고 유속이 빠른 본류에 막혀 지천의 물이 빠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강물이 역류해 합류 지점 화개장터 침수의 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홍수는 지류 지천의 제방이 붕괴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류 지천의 물이 원활히 빠져나가도록 섬진강이나 낙동강 본류의 ‘물 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은 보여줬다.

4대강 사업과 보의 환경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여권과 환경단체 등에서 비판과 시비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와 홍수는 4대강 사업에서 노후 제방을 보강하거나 강 주변에 저류지 등을 건설했던 ‘홍수 방지 계획’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대형 재난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확한 문제와 미비점을 찾아내 보강하는 것이 과제다. ‘합천창녕보 때문에 상류 둑이 터졌다’는 ‘현장감 제로’의 인식으로는 해결책은 없고 공허한 정치 구호만 남을 뿐이다.

창녕·하동=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

6·17대책으로 청주 조정대상지역 지정
외지인·법인투자 급감..수천만원씩 집값 내려가
“투자수요, 세종시로 빠져 나간다” 주장도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조성된 '지웰시티'. (자료 한경DB)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조성된 ‘지웰시티’. (자료 한경DB)


충북 청주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집값이 빠지는 건 물론 거래도 급격히 감소했다. 청주시는 6·13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가 강화된데다 세종시 천도론이 부각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졌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주의 7월 아파트 거래량은 1562건으로 전달(3967건)보다 60.6% 줄었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로 시장 분위기가 과열됐던 지난 5월(5410건)과 비교하면 71%(3848건)가 감소했다. 

청주 시장의 과열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여겨졌던 외지인의 매입량도 후퇴했다. 서울시와 타 시·도 거주자 매입량은 지난 7월 기준으로 578건이었다. 지난 5월 2048건에서 71% 쪼그라들었다.

방사광가속기 호재와 함께 들썩였던 아파트들은 거래체결이 더뎌졌다. 매수세는 급감했지만, 집주인은 호가를 잘 내리지 않아서다. 

 청주 아파트 거래 ‘급감’…두 달만에 7000만원 ‘하락’

지난 6월 4억5000만원까지 뛰었던  청원구 오창읍 롯데캐슬더하이스트(전용 84㎡)는 지난 8월4일 3억8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2개월여만에 7000만원이 밀려난 것이다. 같은 주택형은 지난 5~6월에 30여건 안팎으로 매매됐지만 7~8월에는 거래가 1~2건에 불과했다.

지난 5월 6억원을 찍었던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2차도 마찬가지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 5월에 40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뜨거웠지만 지난 7월에는 3건, 8월에는 1건으로 거래가 위축됐다. 지난달에 매매가는 5억4800만원이었다. 한달여만에 수천만원이 떨어지는 집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집이 안 팔리면서 전세로 전환하는 매물이 늘면서 오히려 전셋값은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충북 청주의 아파트값 매매가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4개구 중에서 상당구와 서원구는 0.00%로 보합이었고, 흥덕구(0.02%)와 청원구(0.03%) 역시 보합권에 머물렀다. 

청주시가 앞서 내놓은 자료에서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6월19일부터 7월19일까지 한 달간 아파트 거래(매매, 분양권 전매)량은 1975건으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 3개월(3~5월)간 월 평균 거래량에 비해 427건(17.8%) 줄었다. 

외지인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 청주시 외 거주자 거래가 885건으로 지정 전 월 평균과 비교하면 604건(40.6%) 감소했다. 법인 거래량은 183건(49.3%) 감소한 188건,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342건(47.4%) 줄어든 379건에 불과했다. 

 외지인·법인거래, 썰물처럼 빠져

청주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50%까지 조정됐다. 양도세와 종부세 등 세제규제가 강화됐고, 자금조달계획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7·10대책으로 법인이나 임대사업자들의 투자가 위축됐다. 

청원구 오창읍 A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난 7월 2건의 아파트 거래를 알선하는 데 그쳤다”며 “전화문의만 있을 뿐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집을 처분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흥덕구 가경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B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7~8월은 거래가 거의 없었고, 매도의뢰만 있을 뿐이다”라며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청주시는 7∼9월 아파트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 등을 면밀히 분석해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수요들이 세종시로 빠져나간다는 분석도 있다. 복대동의 C공인중개사는 “외지인 투자자들이 봤을 때에는 세종시와 대전·청주는 저울질 되는 부동산이다”라며 “대전과 청주에 규제들이 나왔으니, 어차피 규제가 있을 바에는 천도론까지 있는 세종시로 갈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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